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자동차는 올드카 마쯔다 RX-7이다. 운전면허가 없던 그 시절 얼마나 이 차를 운전하고 싶었는지 지금도 그립고, 보고 싶은 첫 사랑 같은 자동차이다. 어제 퇴근하면서 지하 주차장 한편에 포르쉐 타이칸이 집밥(전기충전)을 먹고 있었고, 전기차 시대가 못마당한 나는 ‘ 괜히 별로네’ 하면서 지나가고 있는데 그 바로 옆 조용히 엎드려 있는 포르쉐 964가 보였다. 그 포르쉐 964는 1955년 개봉한 영화[나쁜 녀석들]에서 윌 스미스의 애마로 주목을 받았던 그 검은색 모델이기도 하다. 나는 그날 집에 올라가지 않고 아파트 경비실 옆에 서서 단짝 친구에게 전화를했다. ‘너 지금도 혼다 S2000 좋아해?’ 친구는 ‘너는 아직도 마쯔다 RX-7맞지?’라고 얘기하는데 너무 반가웠다. 오늘은 올드카 마쯔다 RX-7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려고 한다

RX-7 3세대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로터리 엔진, 팝업 라이트, 그리고 작은 차체이다. 로터리 엔진(Rotary Engine)은 일반적인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전환 시키는 기구 대신에 연소 가스를 폭발로 피스톤을 직접 회전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959년 독일의 F.방켈(Wankel)이 발명해 상용차에는 처음으로 마쓰다 RX-7에 장착했다. 로터리 엔진은 이런 작은 구조로 배기량 1,308cc로 작은 엔진이지만 2개의 터보차저로 최대 7,000RMP 그리고 225마력을 내세우고 있다. 단 고성능, 고회전 엔진이기 때문에 엔진오일 소모가 많고, 일반적인 차량과 비교해도 엔진오일 교체 시기가 조금 빠르다는 단점이 있는 데 사실 크게 의미는 없다. 로터리 엔진은 1950년대 꿈의 엔진으로 생각해 많은 브랜드가 도전했지만 실패하였고, 마쯔다가 엄청난 노력을 통해 결국 개발에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일화다.

지금도 자동차를 디자인으로 평가 하기보다는 엔진 및 승차감, 감성으로 평가하지만 이번 RX-7은 디자인으로 꼭 할 얘기가 있다. 그 당시 팝업 라이트(리트럭터블라이트)는 토요일 아침에 방영했던 미드 ‘전격 Z작전’에 모델로 알려진 폰티악 파이어버드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RX-7이 작고 귀여운 차체에 팝업 라이트 그리고 로터리 엔진으로 더욱 그 차를 좋아하게 될 걸로 기억이 난다. 팝업 라이트를 장착한 모델은 슈퍼카 부터 국내 기아 에서 수입한 로터스 엘란 등 많은 자동차가 장착했지만, 요즘은 자동차 중심의 안전 규제가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더 큰 사고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없어졌다고 한다. 물론 팝업 라이트는 구조상 무게가 늘어나고, 사고 시 수리비도 더 많이 발생하며, 고속에서 공기저항계수(Coefficent of Drag)가 올라간다는 이유로 이제는 볼 수 없는 디자인이다. 그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70년생 혹은 80년 초반생들은 자동차를 사랑한 많은 사람들은 마쯔다 RX-7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혼다의 S2000은 자연 흡기 2.0리터 I4에 240마력으로 당시 기준으로 1리터에 100마력은 놀라운 수치였다. 이 엔진은 페라리 458이 나올 때까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마쯔다의 로터리 엔진, 혼다의 브이텍 엔진 중 누가 더 빠르고, 감성적으로 다가오는지 이번 주 저녁 그 친구와 만나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해 봐야겠다.